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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칠불사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만나다

힐링 | 2012.12.22 20:18 | 조회 2343

김천 칠불사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만나다

깊어가는 가을날 불타는 단풍을 기대하며 김천의 칠불사를 방문했다. 비온 후의 화창한 하늘과 상쾌한 공기를 폐 깊숙이 빨아들이며 시골의 따사로운 기운을 느낀다. 구름 사이로 비추는 햇살은 눈이 부시고, 비온 후의 하늘은 더욱 맑았다. 세상의 번잡한 근심들은 아침이슬에 씻겨간다. 하늘의 구름이 변하는 모양들을 한없이 바라다 보며, 내 머리속 기억처럼 모여졌다 흩어지며 때로는 번뇌가 되고 때로는 기쁨이되는 잔상들의 덧 없음도 깨닫는다.

우리가 사찰을 찾는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친구 따라 강남가고, 거름지고 장에 간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아무 부담없이 찾았다. 사찰음식으로 유명하신 김혜숙 원장님의 요리를 맛보고, 성운스님과 한잔의 차를 나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어떤 거창한 이유보다 한번 마음을 풀고 바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산사를 찾는 더 큰 목적일지도 모르겠다.



김천의 칠불사는 깊은 산중의 고즈넉한 사찰은 아니다. 그러기 보다는 치열한 우리 일상과 더 가까이 하기위함인지 산마을의 맨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수십개의 장독들이 먼저 객을 맞는다.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김혜숙 원장님의 보물단지이고,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깊이 있는 장맛이 나오는 근원이다.



단풍은 너무 붉어 겁이 난다. 사찰 주변에 심어진 단풍나무는 불타는 붉은 색이다. 이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에게 불타는 투지보다는 자연의 경외감과 오히려 자못 쓸쓸 함을 심어 준다. 단풍 색깔은 만물이 잠드는 겨울이 오기전에 오히려 화려하다.



성질 급한 낙엽송은 벌써 잎을 떨구 었고, 활엽수림들은 햇살과 바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잎의 색을 바꾸어 간다. 가을날의 산들은 태양과 바람이 지휘자인 자연의 오케스트라다.



산중에서 낙엽은 두텁게 쌓인다. 겨울을 지나며 바스락해진 잎들은 봄이되면 부서지고 새로운 생명들의 먹이가 되고, 땅을 기름지게 하는 거름이 되어 다시 나뭇잎으로 태어난다. 최소한 자연은 순환한다.



주변에서 생산된 햇 콩으로 담근 장독대의 된장들도 따사로은 햇살에 서서히 익어간다. 7년동안 간수를 우려낸 소금으로 만들어진 소금과 깊은 산중의 깨끗한 물과 태양이 만들어낸 콩으로만 만들어지는 된장은 어떤 조미료보다 구수하고 단백한 맛을 선사한다.



외부의 손님들이 방문하면 황토방에 대접한다. 하지만 평소에는 불어 꺼져 있어 냉기가 감돈다. 수많은 가마솥들이 걸린 아궁이에 불이 모두 지펴지는 날이 오면 이 산사도 북적인다. 황토방에는 열기가 넘쳐나고 얘기 꽃이 피어난다. 온갖 세상의 사연들이 토해지고 불꽃에 사그러져 간다.



같은 나무의 단풍도 햇살이 비추는 각도와 바람의 길에 따라 그 색을 달리한다. 마치 수채화를 풀어 놓은 것 처럼 아름다운 얼룩이 자연의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어릴적에는 이런 단풍잎을 책속에 말리고, 책갈피로 만들고 했다. 그때 단풍잎은 너무 아름다웠다. 자연의 어떤 사물보다 곱게 물든 단풍잎은 아름다웠다. 만약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다고 느낀다면 긴 세월에도 변치 않는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 때문일 것이다..



담쟁이 넝쿨은 벌써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다. 마치 스파이더맨 처럼 벽에 바짝 붙어 벽과 한몸처럼 이리저리 가지를 뻗는다. 바닥의 헤진 페인트 자국은 마치 호수에 비친 도시의 모양처럼, 우리가 꿈속에서나 가고 싶은 이상향을 만들어 낸다.



산사의 풍경은 나그네의 흐트러진 마음을 더욱 흩어 놓는다. 벌써 추운 겨울이 온양 가슴 깊속이 까지 쓸쓸함으로 채워 놓는다. 하지만 이 쓸쓸함이 따뜻한 화롯불을 찾게하는 원동력이다. 벗어나고자 왔지만 더욱 그립게 만드는 힘이다. 산사의 쓸쓸함은 그런면에서 다르다.

소설가 공지영은 "지리산 행복학교"에서 50만원을 가지고도 1 년을 버틸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세상에서 낙오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그런 곳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진다. 너무 생활에 쫒겨 아둥바둥하지 않아도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 곳이 있다. 김천 칠불사가 내게도 그런 의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길 떠나오는 내내 든다.

누구나가 쓰러질 수 있다. 하지만 그때 우리가 발딛고 설 수 있는 한자락의 디딤돌만 있다면 희망이 계속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항상 진리로 여기는 것이 있다. "사실(Fact)은 하나이고, 단지 바라보는 사람들이 다르게 인식할 뿐이다." 똑 같은 사실에서 누구는 희망을 보고, 누구는 좌절한다. 우리를 좌절하게 하는 것은 그 사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 내가 도전할 수 있는 한 나는 실패한게 아니다.

깊어가는 가을날 김천의 칠불사에서의 일상다반사(밥먹고 차마시는 것)는 평안함과 함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추운 겨울날 눈이 쌓여 적막한 시절이 찾아오면 그 곳에 내가 있기를 희망해 본다. 묵은 김치와 화롯불에 밤을 익혀가며 일상다반사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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